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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식] 테이퍼링 (tapering)

레드우드 2021. 2. 6. 21:18

미국은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 이후 큰 경기 후퇴를 겪게 되는데 이를 대공황에 빗대어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미 연준은 대침체에 빠진 미국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정책금리를 거의 영(zero)에 가깝게 통화정책을 운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진작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국채 및 MBS를 직접 매입(자산매입프로그램)하여 대차대조표를 확대함으로써 장기금리를 낮추려는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이를 양적완화정책(quantitative easing policy)이라 한다.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미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여 향후 중앙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 이후 자산매입규모를 점차 줄여가는 정책을 "양적완화축소 또는 테이퍼링"이라고 부른다. 테이퍼(Taper)란 점점 가늘어지다, 끝이 뾰족해지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 마라톤에서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한 선수가 강도 높은 훈련을 해오다 일정 시기에 이르러서는 수준을 크게 낮춘 뒤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을 테이퍼링이라고 부른다.

당시 양적완화축소를 실시할 수 있다는 발언에 미국 뿐 아니라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신흥국에서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상당히 불안해졌었는데 그것을 taper tantrum(테이퍼 텐트럼, 긴축 발작)이라 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가 곤두박질쳤다. 실제 양적완화 축소는 201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자산매입프로그램은 2014년 10월부터 중단되었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현재의 낮은 금리 환경에서 자산가격과 경제 기반과의 상관 관계를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라고 발언했었고 버냉키 의장은 2013년 12월 1차 테이퍼링을 통해 채권매입 규모를 기존 85B에서 75B로 줄였다. 이어 2014년 1월 다시 65B로 축소했다. 이후 연준은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재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게 적절하다 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과거 2013년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것만으로 미국 증시에 커다란 영향은 없었다.

 

테이퍼링은 자산매입 규모는 점차 줄어들지만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계속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대차대조표 자체가 축소되는 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보유자산 매각, 만기도래 채권의 재투자 축소 등)과 구별된다. 한편 미 연준은 양적완화정책으로 4.5조달러 수준까지 확대하였던 보유자산 규모를 보유채권의 만기도래시 원금상환액의 일부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2017년 10월부터 축소했다.

 

 

COVID19 이후..

 

현재 연준은 매월 120B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 담보증권(MBS)를 매입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는데 규모를 조정하기 전에 충분히 알릴 것이다. 과거와 같이 테이퍼 텐트럼이 급작스럽게 일어나지 않게 조심할 것이다. 최근 FOMC 회의에서도 연준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의 계획이 없음을 밝혔고 언젠가 테이퍼링을 진행한다면 테이퍼링이 마친 후 상당 기간이 흐른 후에야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2008년 연준의 총 자산은 약 4조달러 였고 현재는 7조 달러에 이른다. 2019년 4조달러에서 3조달러대로 약간 낮추었음에도 신흥국 시장의 환율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7조달러 규모를 넘어선 상황에서 몇년 뒤 다시한번 총 자산이 줄어드는 시점이 올 때에는 좀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이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다.

 

테이퍼링이 시작된다는 신호에서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그 과정을 잘 지켜보고 투자자는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혼란의 시기가 당장 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